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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을 이겨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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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노턴
 

혈우병을 앓고 있는 청년이 대입 검정시험에서 900점 만점에 867점을 얻어 전체 응시생 7,704명 중 수석 합격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90년 8월 24일 발표된 후반기 서울 지역 대입검정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한 이귀병(20살) 군은 '무엇보다 나 혼자 힘으로 이루어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어 기쁘다' 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3형제 가운데 맏이인 이군은 어머니로부터 피가 한 번 나오면 멈추지 않는 혈우병 유전 인자를 물려받아 선천적인 불치의 병을 갖고 있습니다. 6살 아래인 막내 동생과 이군이 불치의 유전병을 함께 앓지만 은행 청소원인 어머니와 시장 경비원으로 일하는 아버지의 벌이로는 제대로 치료를 받는다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증세가 더욱 악화되어 합병증으로 관절염까지 앓게 되었습니다. 뼈마디에 피가 괴어 걸을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습니다. 체육 시간에는 교실에만 앉아 있어야 했고 그나마 한 달에 1주일 가량은 아예 학교에 가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성적은 반에서 7~8등을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이군은 고등학교 3학년 진급을 앞둔 지난해 2월 관절염이 악화되어 마침내 자퇴원을 냈습니다.

아무 희망도 없이 1년을 놀고 있던 어느 날 동네 친구가 '정말 이렇게 살 거냐. 검정고시라도 준비해 보는 게 어떠냐?' 고 권하였습니다. 이군은 그 고마운 친구의 권유가 없었더라면 지금쯤 아마 삶의 의욕을 잃고 방황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군은 서울 신설동에 있는 고려학원을 찾아가 등록을 하고 다시 책을 들었습니다. 첫 등록금은 그 동안 푼푼이 모아 두었던 용돈으로 냈고, 3월부터는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다행히 납입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가장 큰 고통은 걷거나 서 있는 일이었습니다. 관절염 때문에 발목과 무릎에 붕대를 감은 채 엎드려서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물리치료 기술을 배워와 이군의 팔다리를 주물러 주던 어머니는 검정고시고 뭐고 그만두는게 좋겠다며 눈물을 흘리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군은 지하 단칸 셋방에서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학원으로 향했습니다. 그 같은 노력이 이번의 영광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검정고시학원에는 자기가 벌어서 공부해야 하는 어려운 학생이 무척 많았습니다. 나보다 불행한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게 잘못이었습니다.'

장래 계획이 국세청에서 세운 세무대학 내국세과에 진학하는 것이라는 이군은 꼭 세무 공무원이 되겠다기보다 기숙사와 장학금 제도가 있어 학비 걱정이 없고 취업도 보장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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