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로그인

아이디
비밀번호
ID/PW 찾기
아직 회원이 아니신가요? 회원가입 하기

네오스마트펜의 13가지 그림자(?)

Profile
맥노턴

수 년 동안 네오스마트펜을 사용하면서 느낀점과 아쉬움을 몇 가지 읊어볼까 한다. 제품 자체에 대한 참신성과 쓸모에 박수를 보내지만,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큰 것은 분명하다. 그저 본질에 다가서길 바라고, 오래 오래 시대를 앞선 기술이자 펜으로서 발전하기를 바란다. 12년 만에 애플로 돌아온 스티브잡스의 시간과 네오스마트펜의 시간이 평행 우주로 연결되어, 최고의 가치로 남길 바라는 마음이다. 요새 유행하는대로 데이터를 근거로 분석하고 싶지만, 그 어려운걸 내가 할 수 있을리 없으므로… 그냥 경험과 직관을 토대로 오롯이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몇 가지 나열해 본다.

 

0. STANDARD

  1. 네오스마트펜은 펜이다.
  2. 펜의 본질은 잉크이다.
  3. 기술은 사용자 경험으로 완성된다.

 

392_magnify_158.jpeg

 

1. 펜 디자인은 펜 만드는 사람들에게...

펜은 필기를 하는 도구이다. 손가락을 이용해 정교하게 쥐고 사용해야 한고, 필기를 위해서는 잉크를 찍어 써야 한다거나, 다이아몬드가 박혀있지 않는 한 언제 어디서든 꺼낼 수 있도록 쉽게 소지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종류의 네오스마트펜 디자인 중 LAMY 콜라보 에디션 부터 제대로 펜다워졌다고 본다. 몽블랑, 파카, 라미, 스테들러 같은 <매일 펜만 만드는 회사>들의 디자인이 미래지향적이지 않다거나, 20년동안 같은 디자인만 만들고 있는 것은 그들이 유행을 따르지 못한다거나 게을러서는 아닐 것이다.
초기 N2 모델의 삼각기둥 디자인은 초기형임을 감안하더라도 손가락 위치 잡기는 좋지만, 무거운 무게를 지탱할 수 있도록 균형이나 패턴을 조금 더 디자인에 반영했어야 했다. M1 이후 원통형 디자인은 플라스틱을 사용해 무게를 줄였지만, 원통형인 만큼 잡고 쓰기 불편하지 않도록 손가락 잡는 부분에 평면을 더 넣거나, 고급스런 패턴으로 디자인 했어야 했다. 
고급 만년필이든 일상의 저가형 펜을 만드는 회사들이 아주 사소한 부분에도 요철, 굴곡, 패턴, 재질을 다르게 하는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네오스마트펜이 의도적으로 사이버네틱한 디자인을 선택했거나,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디자인을 다양화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네오스마트펜이 <펜>인 이상 이유는 될 수 없다. 아무리 기능이 뛰어나더라도 민감한 신경이 몰려있는 손이 불편하면, 그냥 서랍행이거나 당근마켓행일 수 밖에 없다.


2.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 만큼 상품성도...

지금껏 러버터치펜, 충전식터치펜, 디스크형, 애플펜슬, 와콤펜 (=S-pen), 네오스마트펜… 어지간한 디지털필기구를 적어도 1-2년간 지속적으로 제대로 손에 익어서 쓸모있을 때까지 열심히 사용해 봤다. 결론은, 화면에 직접 기록하는 펜은 와콤 기반의 S-Pen이 무조건 최고이고, 종이에 직접 기록할 수 있는 디바이스는 네오스마트펜이 유일하면서도 완벽에 가깝다. 편의성이나 필기 인식성능 등 일단 가장 멋진 디바이스다. 그래서 가장 오랫동안 사용 중이다.
하지만, 뛰어난 기술력에 도취되어 고집을 꺾지 않다가 변화의 시기에 도퇴되었던 애플 아이팟에 밀려 한 번에 사라져버린 국내 MP3 플레이어들의 아쉬웠던 과거가 네오스마트펜에서 비쳐질 때가 있다. 시간이 흐르고 새로운 펜이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듬어지지 않고 있는 많은 부분들이 그렇다.

  1. 삐릭하면서 펜이 켜졌지만 입력이 될 때까지의 딜레이 (준비가 될 때까지 깜빡이다가 준비가 끝나면 멈추면 좋겠다)
  2. 여전히 하나도 예쁘지 않은 삐빅 작동음 (차라리 카시오 시계의 소리면 좋겠다)
  3. 이해하기 어려운 펜 자체의 디자인 (유광 재질이 섞여있거나, 유행하는 멋진 펜톤 컬러면 좋겠다)

 

 

3. 펜필기는 즐거움이어야 한다.

손으로 필기해야만 작동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아무리 기능적 의미를 부여해도 펜에서 시작한다. 그렇기에 <펜필기 자체>에 중점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펜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그냥 무언가를 하게끔 만드는 것 말이다. 요즘 같은 워드프로세서의 시대에 필기는 감성의 영역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필기만의 생산성과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을 뿐만 아니라 수 세기가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과거로부터 수 세기를 거친 문구회사들이 여전히 쿨하게 존재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볼펜을 가장 많이 사용할 것이다> 같은 레거시한 분석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무사히 귀환한 폭격기의 피탄 위치 분석으로 장갑판을 덧대려던 오류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도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워드프로세서 시대에 여전히 필기구가 존재하고 있는 까닭을 제대로 분석해서 필기의 즐거움을 느끼며 평생을 필기하는 사람들이 네오스마트펜의 진가를 온전히 알아갈 수 있길 바라고, 그들을 만족시킬만한 네오스마트펜이 나와주길 바란다.

 

 

4. 노트보다 캘린더/다이어리일까?

새해가 시작되면 야심차게 캘린더와 다이어리와 함께, 예쁘고 잘써지는 좋은 펜을 장만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1월, 2월 열심히 써나가다가, 5월에 정신차리고 또 쓰다가 결국 1/3도 채우지 못한 채 버린 경험도 함께 있을 것이다. 직장인들은 직장 내 그룹웨어나 일괄지급하는 다이어리를 사용할 것이고, 개인들은 캘린더서비스나 노트앱, 스타일리쉬한  노트를 사용할 것이어서, 다이어리와 캘린더의 시대는 지나지 않았나 싶다.
최근까지 주변에 정말 캘린더와 다이어리를 열심히 사용하는 두 부류를 보았다. 첫째는, 아티스트형이다. 일제 0.35mm 수성 3색 볼펜과 형광펜, 컴퓨터 폰트 같은 글씨체로 원래 인쇄되어 판매되는 것처럼 사용하는 동료였다. 둘째는, 워커홀릭형이다. 탁상 캘린더에 검정볼펜과 알아볼 수 없는 암호문으로 빼곡히 일정을 정리하는 보스였다. 아티스트형은 펜의 성능에 민감한 3색 이상의 컬러펜이 필수였고, 후자는 암호해독 이니그마 브레인과 153볼펜이나 손에 잡히는 모든 필기구면 충분했다. 물론, 보스는 날짜가 적힌 두꺼운 다이어리도 사용했다. 거래처에서 판촉물로 선물받은 다이어리였고, 날짜와 상관없이 그냥 후루룩 넘겨 빈 페이지의 한 가운데에 아무렇게나 노트했다.
물론, 다이어리와 캘린더를 해마다 원하는 고객들도 많을 것이다. 해마다 다이어리 나올때, 예쁜 하드커버 노트도 다양한 컬러와 크기로 나오길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지금 나와 있는 때 타는 하늘색과 안 예쁜 자주색 핸디노트를 쓰려니, 노트를 꺼낼 때 그냥 별로 많이 즐겁지 않다. 하늘색과 자주색이라니... 아...

 

 

5. 업무에 사용하고 있지만, 보안은? **

노트를 사용하면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데이터 보안성이다. 업무상 비밀에 해당되는 아이디어는 물론, 핵심구조, 부분설계, 흐름도, 통화기록 같은 중요한 정보들도 섞여있을 것이다. 네오스마트펜 홍보자료에 보면 업무에 사용할 수 있다고 사례는 나오지만, 어디에도 암호화 되어 안전하게 기록된다거나, 서버에 동기화 되더라도 데이터가 어떤 방식으로 안전하게 보관된다는 내용은 없다. 개인정보에 대한 안전성도 그렇다.
게다가 필기가 시간단위(순서대로) 기록된다는 것은 아주 큰 보안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완성된 필기에서 내용을 파악하는 것 보다, 순서정보가 담겨있는 필기내용에서 더 정확한 정보를 추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승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객의 백업(동기화) 데이터를 조회하거나 활용한다는건 큰일 날 일이겠거니와, 유출되거나 악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암호화하고 동의가 필요한 부분은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다. 더 깊이 파고들고 싶지만, 여기까지...

 

 

6. 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명확해야

네오스마트펜 이전에는 노트에 기록한 것을 스캔해서 에버노트에 넣기도 했다. 그 때는, 좋아하는 만년필도 많이 사용했고, 잉크 채우는 재미로 낙서도 많이 했고, 아이디어도 많이 건졌다. 애플펜슬을 병행하였지만, 애플펜슬은 필기감이 떨어져 그림을 주로 그렸고, PDF 파일에 설명을 달고 아이디어를 더하는데 많이 사용했다.
지금은 네오스마트펜으로 노트에 그림을 그리고, 낙서도 많이 한다. 하지만, (원인 불명으로 방전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 배터리가 부족해서 낭패를 보거나, 간혹 발생하는 오류로 한 페이지의 데이터가 기록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다. (특히 배터리 상태는 앱으로 연결해야만 알 수 있는데, 4-5개의 인디케이터 램프를 달 공간이 없다면, 버튼을 짧게 한 번 눌렀을 때 잔량에 따라 깜빡임의 횟수나 속도를 다르게 한다거나, 초록/흰색/빨강의 점멸로 배터리 상태를 보여주면 참 좋겠다)
배터리관련 문제와 입력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는 실사용의 불편함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라고 내게 묻는다면… 평소 언제 어디서든 그냥 종이컵에라도 기록하던 습관이 가장 큰 이유다. <관성에 따라 필기하는데, 도구만 네오스마트펜으로 바뀌었음>과 <디지털 필기인식의 도움을 받으면 나중에 찾을 수 있겠다>

 

 

7. 엔코드의 골은 깊다

엔코드가 인쇄된 종이에 필기를 하다보면, 코드의 골(?)이 의외로 깊게 느껴진다. 펜의 볼과 가속도와 힘으로 그 골을 밀고 건너가거나 멈추거나 방향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손의 힘을 빼고 편안히 쓰자니, 디지털본이 가늘게 입력될 것인지라 적당히 힘주어 써야만 한다. 일반 노트와 별 차이 없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일반 종이에 필기할 때보다 확실히 피로도가 있다.
처음엔 이유를 몰라 펜심에 따라 힘도 많이 들어가기도 하고, 원하는 곳에서 멈추고 방향을 바꾸거나 곡선을 그리는데 느낌같은 느낌인가 방해가 되기도 하여 휘리릭 갈겨 써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펜심을 다 쓰면 매번 다른 브랜드로 바꾸고 바꾸다보니 내 필기 습관과 힘에 맞는 펜심을 찾게 되었고, 이제서야 편히 사용중이다. 이렇듯 펜필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펜심에 매우 민감하다. 네오스마트펜 사용 패턴에 따른 최적의 펜심 연구가 절실한 이유이다. 습관별, 성향별, 콘텐츠별 적절한 펜심이 상세히 설명되고 추천되면 좋겠으나, 지금처럼 그냥 광고에 <11종 사용 가능!> 이라고 씌여 있는 것을 볼 때마다,

  1. 기본 패키지에 11종을 다 넣어주고, 자신에 맞는 것을 사용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면 의미 없다
  2. 선택의 폭을 넓혀주긴 했는데, 정작 구하기 쉽지 않다는건 나중에 알게 된다
  3. 심 하나에 싸게는 1,000원이지만, 택배비에 뭐에 고려하면 10개는 사둬야 하고 맘에 안들면 9개는 버려야 하니 1-2만원 사이의 투자비가 든다
  4. 그림 그리기에 적합한 것, 글씨 쓰기에 적합한 것, 범용적(?)이지만 버려지기 딱좋은 것들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11개를 수평적으로 나열한건 성의 없어 보이기도 한다
  5. 펜심을 자체수입해서 싸게 팔거나, 펜 수입전문업체와 제휴를 해서 상세설명에 네오스마트펜 추천 버튼이라도 달면 성의가 있어보일듯 하다
  6. 기본으로 제공되는 펜심 중에, 최근 라미펜심 이전까지는 펜심 때문에 그냥 되파는 사람들이 적어도 절반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는 생각을 하게 된다.

 

 

8. 커뮤니티 전략이 매우 중요함에도...

네오스마트펜의 고객 커뮤니티는 네이버 카페를 이용하고 있다. 자사 쇼핑몰도 있고, 웹페이지도 있는데 굳이 네이버 카페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네이버를 통해 고객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분석보다 예상이나 추측일 것이다. 구글 애널리스틱스를 달 수도 없고, 고객 맞춤 서비스나 통계나 데이터 수집이나 공식의견을 전달하기도 불가능하다. 카페에 상주할 인력이 배치된 것도 아니라면, 네이버 카페를 닫고 회사 자체 웹사이트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해야 한다.
이제 막 출시한 스타트업 중, 제조업 분야에서 주로 네이버 카페를 이용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판매가 중심이므로 쇼핑몰과 연동하기도 쉽고, 네이버 블로그로 제품 리뷰를 받기도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오스마트펜은 카테고리가 다르지 않나? 자사 공식 웹사이트도 아니고, 네이버 카페라니...  노하우를 나누고 싶어도 수 많은 일상적인 카페들 사이에 상업 카페는 발길이 닿질 않는다.

기능상 궁금한 것은 본사 고객페이지에서 받아야 할테고, 경험을 나누는 것도 본사 커뮤니티 페이지에서 해야하지 않을까? 하나 더 보태자면, 카페 내에 중고장터가 있다는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마케팅 전략이다. 어떤 이유가 됐든 자사 제품을 포기하는 경험을 공유하고, 공감하고, 확신하게 될테니 말이다.

 

 

9. 한 번은 안좋은 경험을 추억으로 바꾸어야...

커뮤니티 전략의 연장선일 수도 있겠다. N2를 사용하다 중단하기를 반복하기도 했었다. 왜? 당연히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이겠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제브라 펜심의 내구성이 떨어져서 (엔코드를 밀고 다녀야 하니) 잉크를 다 사용하기 전에 볼이 마모되어서 잉크가 균일하게 나오지 않았고,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추운 날에는 도안을 그리거나 아이디어 스케치 하기가 참 힘들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네이버 커뮤니티에 펜심을 테스트하신 분들의 의견을 듣고 하나 둘 바꿔써보며 손에 맞는 심을 찾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펜필기 경험은 펜본체의 문제를 개선하고 해결해서 될일이 아니다. 사람마다 자신의 사용경험에 맞추어 튜닝(?)이나 브랜드를 선택하며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커뮤니티는 사용자간의 유대를 통해 이런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풍부한 정보들을 준비해놓아야 한다. 그리고, 커뮤니티 안에서 만나는 네오스마트펜 직원들은 펜에 대해 전문가여야 한다. 펜의 기능만이 아니라, 불편한 점과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사용하면서 고객과 공감할 이야기 거리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네오스마트펜은 안좋은 경험을 한 번은 겪을 수 밖에 없다 전제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추억으로 바꾼다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10. 네오스마트 펜과 네오스튜디오 앱은 떨어질 수 없다

이 부분은 너무 당연해서 강조할 것도 없겠다. 네오스마트펜이라는 하드웨어가 존재하는 한 끝까지 같이 가야만 하는 운명이다. 펜 본체를 쥐고 사용하는 동안은 펜에 신경쓸 시간이 없다. 필기에 집중하게 되고, 필기가 끝나 뚜껑을 닫고 나서도 펜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 지니고 다닐 때도 그저 펜이 내 옷에 잘 붙어있는지 확인할 뿐이다.
하지만, 데이터를 이전하기 위해 앱을 열면 제공되는 서비스들에 온 신경이 집중된다. 펜이 가진 본연의 얼굴이 되는 셈이다. 노트가 제대로 전송됐는지, 태그는 잘 붙었는디, 검색은 잘 되는지, 메일로 보내려는데 너무 크게 가지는 않는지, 몇 페이지만 따로 pdf로 만들 수 있는지, 백업은 제대로 되는지 등등... 여기에 더해 얼마나 편리하고 미려하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러다 앱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불편하기라고 하면, 펜이 욕을 다 뒤집어 쓴다. 게다가 데이터가 유실되면 펜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그냥 종이에 쓴 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노트들이 이름순 정렬은 커녕, 처음 필기가 시작된 날짜 기준으로 정렬도 안되고, 검색하면 검색된 페이지만 딱 보여주는 단순성 (노트는 전후 맥락이 중요하기에 검색 페이지 앞뒤로도 볼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룹핑해서 노트를 묶어둘 수도 없는 것들은 네오스마트펜 자체의 한계가 되어버렸다. 매력적이지 않게 보인다고 해야할듯.
여담이지만, 나는 다 쓴 펜심을 늘 가지고 다닌다. 필기를 동기화하고 나면, 긴혹 반바닥 정도가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배터리 잔량을 확인 못한 것일까? 그렇다면 펜의 표시 램프가 꺼져 있어야할 터, 수 년동안 사용한 내가 작동중이라는 흰색 램프를 놓쳤을까? 뭐, 그렇게 노트 일부가 사라지고 나면 다 쓴 펜심을 갈아 끼우고, 이미 쓰여진 글자 위에 그대로 따라쓰기를 시작한다. 사라진 부분을 모두 채울때까지 말이다. 앱의 문제인지, 펜의 문제인지. 책임공방이 필요하겠다. 
애플생태계를 살피고자 할 때, 애플 디바이스의 미려함, 완벽성, 스펙에 빠져서 애플의 소프트웨어 파워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당한 수준의 운영체제가 뒷받침 되어야 하드웨어가 온전히 동작할 수 있다. 애플의 운영체제와 앱 개발환경은 지독할 만큼 잘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애플 제품의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소비자는 아이폰의 정전식 스크린과 측면 버튼만 작동시킬 뿐이지,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품을 평가한다. 네오스마트펜도 같은 선상에 있다.

 

 

11. 기록은 동일해야 한다

neosmartpen_noteq.png

하나의 네오스마트펜으로 기록하면 어쩔 수 없이 펜당 하나의 색을 쓸 수 밖에 없다. 앱에서 화려하게 색을 바꾸며 노트해도 결국 종이에는 하나의 색 필기가 남는다. 노트필기와 디지털필기의 형태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다르다는건 둘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 것인지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록의 의미에 대해 정의해야할 부분이다. 
펜이 세 자루라면, 검정 파랑 빨강 펜심을 끼워서 펜을 번갈아가며 쓸 수 있겠다. 하지만, 그렇게 저렴하지 않은 펜 본체 가격을 고려하면, 나같은 이상한 사람이나 그런 호사를 누릴 수 밖에.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만약 펜의 가격이 현재의 1/3이라면, 세 자루를 사서 동일한 기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형광펜은 어렵겠지만 본체가 저렴해진 만큼 본체와 노트판매를 늘리는 방법은 어떨까. 솔직히 몰스킨은 가격대비 퀄리티가 별로지만 노트의 기록과 디지털 기록이 같아지도록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네오스마트펜을 사용하기 전에 양지다이어리의 A5 사이즈 노트에 A4 인쇄물을 반으로 접어, 연관된 페이지 사이에 붙여넣는 노트정리 방법을 사용했었다. 노트가 두툼해지면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고, 중요한 문서가 추가되어 풍부하고 상세한 기록을 할 수 있었다. 네오스튜디오 앱에 이런 스캔 페이지를 추가하여, 필기 사이사이에 끼워 넣을 수 있으면 좋겠다. 기록을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12. 노트는 쓸모도 있고, 예뻐야 한다

펜은 주머니에 끼웠을 때 가장 예뻐야 한다는 입장이다. 클립과 뚜껑을 무시하면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자동차도 마찬가지지만 외관은 익숙해지기 전까지 잠시뿐이다. 펜 본체로 신나게 달려야 할 도로가 바로 노트다. 
예쁘고 멋진 노트를 꾸준히 사용하기 위해서 펜심을 갈아 끼우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표지 컬러도 중요하고, 재질도 중요하고, 적당한 무게와 펜을 수납할 수 있는 홀더도 필요하다. 
지금 판매중인 엔코드 노트들은 학생용 공책에 집중되어 있다. 늘 머리맡에 두고 쓰거나, 가방에 항상 넣고 다니고 싶을만한 다양한 컬러의 하드커버 노트는 거의 없다. 유명 브랜드와 콜라보한 노트들은 예뻐보일 뿐이지 설명도 빈약하고, 표지 재질이나 두께 등도 가늠하기 너무 어렵고 가격도 비싸서 선뜻 구입하기 망설여진다. 그래서 하나도 못샀다
내 주변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대부분이 하드커버 수첩을 언제든 어디서든 항상 들고다닌다. 다이어리는 회사에서나 쓰고, 대부분 가방에는 하드커버 노트를 꺼내 인터뷰도 기록하고 아이디어도 적는다. (시장조사나 통계와는 거리가 먼 주관일 수도 있으나, 서점이나 문구점의 노트 로히텀 같은 브랜드 코너는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다. 예쁜 색과 좋은 종이질의 노트가 있으면 망설임 없이 구매하고 싶고)
엔코드 노트들은 특별한 기능이 하나 더 필요한데, 바로 잠금 기능이다. 네오스마트펜이 엔코드를 인식해야 하기 때문에, 같은 엔코드를 가진 동종의 노트를 동시에 사용하면, 같은 페이지에 필기가 겹치는 문제가 생긴다. 처음 사용하는 사람은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인데, 앱의 UI에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이 잠금 기능을 부끄럽게 숨겨놓았다. 동종의 노트에서 코드겹침은 기술적 한계나 부끄러운게 아니라 그냥 제품특성이다. 사이트와 안내에도 굉장히 소극적이어서 스스로 취약점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아쉬운 느낌을 받는다.
여튼, 같은 종류의 노트라 하더라도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하고 엔코드를 달리해서 선택의 폭을 늘려줬으면 좋겠다. 기술의 한계를 감성과 좋은 경험으로 덮자는 의미다. 기왕이면 펜톤의 트팬디하고 예쁜 컬러의 커버를 가진 노트가 해마다 출시되는 되면 좋겠다.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13. 모두에게 아쉬운 만능 펜보다, 누군가의 멋진 펜이 되길...

네오스마트펜으로 기록한 필기는 순서를 차례로 녹화하여 영상자료로 만들 수도 있고, 전용 툴을 이용해서 화상 수업과 회의에 직접 필기하며 설명할 수도 있다. 정말 멋진 기능이다.
물론,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와콤펜을 지원하는 태블릿(G** Tab with S-Pen)과 앱을 하나 구입한다. 직접 펜 필기를 녹화할 수 있고, 디지타이저 처럼 PC에 연결하여 화상수업을 하면서 파워포인트에 직접 필기도 한다. 간단한 녹화 편집은 태블릿에서 바로 진행하고 업로드까지 한다.
네오스마트펜으로 필기에 관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훌륭한 기술이라는 것은 충분히 인정한다. 수업에도 활용할 수는 있지만, 조금 더 본질에 다가서서 오래오래 지속될 수 있는 문화적이고 감성의 영역에 우선 집중하면 어떨까. 무르익지 않은 본체와 앱의 기능안정성과 사용자경험개선, 차별화된특수기능 + 팬덤을 꾸준하고 충분히 이끌어내고 나서 멋지게 2.0으로 멀티펑셔널 한 제품으로 올라서면 어떨까.

 


몇 가지만 적어보려다가 번호를 보고 갑자기 멈춰야겠다는 생각에 급히 마무리 하련다. 소중한 분들의 모임 자리에서 네오스마트펜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지라, 그간 메모해뒀던 생각들을 의식의 흐름대로 그냥 쭉 나열해 보았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절반 정도는 나온듯 싶다. 네오스튜디오 앱에 대한 바라는 점이나, 첨단(?)기술과 접목시킬 아이디어들도 시간이 되면 풀어볼까 한다. 언제가 될 지 장담하긴 어렵겠지만…


급히 쓴 글이라 무지에서 비롯한 억측과 생떼가 드문드문 보인다. 스무 번은 고쳐야겠으니, 다듬어지기 전에 부디 관계자 분의 눈에 띄지 않기를 바라는 수 밖에… ㅠㅠ;
 

Profile
맥노턴
레벨 30
182493/192200
20%
McNorton & Education Lab.
Director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아이디
비밀번호
ID/PW 찾기
아직 회원이 아니신가요? 회원가입 하기